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가까운 사람에게 치여 피로를 느낄 때
눈감고 한 번쯤 생각해보라 당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
무심코 열어두던 가슴속의 셔터를 철커덕 소리내어 닫아버리며
어디에 갇혀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는가
어느 날 갑자기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
두렵고 낯설어질 때 한 번쯤 눈감고 생각해보라
누가 당신을 금 그어놓았는가
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
만나야 할 사람과 만자지 말아야 할 사람을
가리고 분별해놓은 이 누구인가?
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세상과 등 돌려 막막해질 때
쓸쓸히 앉아서 생각해보라
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했는가
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
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질 때
모든 것 다 내려놓고 용서하라
용서가 가져다 줄 마음의 평화를 아름답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라.
- 김재진 / 아름다운 사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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