또리맘의 하우징스토리 2018. 5. 16. 23:08

<바다>

 

바다가 보고 싶은 날 발길 닿는 그 자리

가슴 떨리는 파도 입맞춤하는 곳에 사랑을 살짝 얹어 봅니다.

 

바람은 파도를 빗여 종일토록 이랑을 만들어 밀려오면

모래는 포말을 안아 그리움의 씨를 뿌린다.

 

누구의 숨결일까 출렁출렁 멍석을 깔아놓았다.

펼쳐놓았다 쉴 틈도 없이 잠자는 고기들을 흔들어 깨우고

 

널뛰듯 춤에 취한듯 하얀 나비떼로 출렁이며

누군들 가가이 와 주기를 바라는 애달픔

 

모래알갱이들을 이리저리 숨겨놓았다 흩어놓았다가

일렁이는 먼 기억들을 더듬는데

 

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내 삶을 헹구어 보지만

아직 탈수기는 멈춪 않고

 

나의 저녁은 노을빛 수줍은 파도와 단둘이

속삭이며 모래턱을 서성인다.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 - 여덕주 -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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